옥토씨는 대학을 2학년부터 다녔다고 할수있다.
1학년때는 안가도 되는곳인줄 알았고
술먹고 차끊겨 잘 곳 없을때 가는 곳이라 생각했다.
재미없는 수업들...
재미없는 모범생들...
그리하여 제끼고...
2학년 1학기, 입영통지서가 나왔다. 시기는 5월 하순..
그래도 중간고사까지는 볼 수 있는 애매한 시기...
교수님들 말씀이..
중간고사까지만 봐도 군입대의 경우 최대한 배려를 해서 학기수료를 인정해주겠다 했다.
순진한 옥토씨.. 그말을 믿고 중간고사를 보기로 결심,
휴학 시기를 중간고사 이후로 잡는 순수함을 과시했다.
드디어 중간고사 첫날,
입학 후 처음 치르는 시험에 대한 설레임이었을까?
학교에 너무 일찍 와서 할일이 없었다. 어차피 시험범위는 모르고...
과방이란 곳을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고 주변이 무척 지저분했다.
전 주에 과에서 무슨 행사를 했었는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기자재들이 방치되어 있었고
그 중 풍선이 유독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었다.
뭘 했을까?
풍선들에 물을 가득 넣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몇번의 오르락내리락을 통해 상당한 수의 물풍선을 확보할 수 있었고,
전망좋은 사이드에서
시험범위를 중얼거리며 팔팔계단(계단의 개수)을 힘겹게 올라오는
우등생들을 향해 던지며 아주 작은 소리로 외쳤다.
"시험 잘봐~"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애써 던져준 풍선을
제대로 받는 학생이 없었다.
지금은 단대 건물이 7층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5층짜리였다.
겨우 그정도 높이에서 던진 물풍선을 못받다니... 원...
지금 생각해도 알수없는 노릇이다.
물에 흠뻑 젖은, 학생으로 추정되는 임꺽정을 닮은 한마리 시꺼먼 생물은
시원하게 적셔준게 고마웠는지
건물 안으로 냅다 뛰어들어왔고
그걸 목격한 옥토씨는
옥상 문을 지그시 잠그고
침착하게
남은 물풍선들을 이용해
5월의 따가운 햇살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주었다.
시간은 흘러 시험이 임박했는데
친절한 임꺽정은 지칠줄 모르고 문을 발로 차대고
급기야 옥토씨로부터 세례를 입은 신도들이 합세하여
옥상의 철문에 시련을 내리니
뿌듯한 옥토씨..
옥상에서 뛰어내려도 날수 있을것 같은 기분에
진지하게 난간으로 다가가 운명을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굳센 철문은 어린양들로부터의 시련을 담대히 극복해냈고
시간이 흐른뒤..
비록 지각이지만 시험을 보기위해
철문을 열고 한 계단 내려가는 순간,
날카로운 첫키스보다도 더 셀레는 부르짖음..
"저새끼 잡어!"
아프리카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버팔로떼의 대이동보다도 요란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옥토씨가 누군가..
초딩 2학년때 릴레이 마지막 주자로 나갔다가
1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통을 받고 반대방향으로 뛰어
순식간에 꼴찌를 만들어놓고,
이름모를 아줌마에게 붙잡혀 다시 원래의 방향으로 뛰어
2등으로 들어온
임꺽정이 축지법을 쓰지 않는한 그를 잡을순 없었다.
결국...
시험을 봐야할 단대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고
근처 만화방으로 피신해 라면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와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오늘 날린게 세과목...'(당시, 울학교에는 자진유급시 학비 반액 돌려주는 제도가 있었던 것. 올F시 자동으로 자진유급 처리, 학고가 아니다)
'에라이~ 잘해봐야 0점대 방어율...'
'그냥 올F로 깔고 제대하고나서 학기를 다시 다녀?'
'좋아!!!'다음날 휴학계를 내고
'결론은 올F다!!!'
모든 시험을 제낀 옥토씨...
그리고 군입대!
시간은 흘러흘러..
100일 휴가를 나와
몇 명 안되는 대학친구지만
그래도 얼굴보자하니 고맙기도 하고
술생각도 나고해서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의 사랑스런 동기들...
가슴따뜻한 소식을 전해준다.
"우리가 교수님들한테 사정사정해서, 너 군대갔으니까 D라도 받게 해달라고 대신 부탁했어, 그러니까 한턱쏴"
"어 그랬구나 씨발아?^^"
"어 그랬구나 씨발아?^^"
그것은 마치...
폭탄과도 같은
희대의 개엽기 시나리오를..
자의가 아닌
타인의 배려로
앞으로의 군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도 남음직한..
미친 기염을 토하는
개황당한 뻘짓이었다.
8과목 신청해
6과목 F,
2과목 D...
학고...쓰리고..
등록금 반액은?
니미럴...in your dreams~
제대 후 졸업을 위해
계절학기를 네번 들어야했다.
그와중에도 날 놀라게 했한건,
꼴찌가 아닌 꼴등에서 두번째였다는거...
꼴등은 전과목 시험 다봤는데 옥토씨보다 학점이 낮게 나온 괴물이었다.
예전에 잠깐 소개한적 있는 록키닮은 녀석...
대학에서 나를 감동시킨 유일한 인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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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 쓰리고까지 갈지도 모를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군대를 가게 되었다는... 저 다니던 학교는 연속 쓰리고면 제적이었거든요. 1학년 2학기에 올F로 깔고 등록금 되돌려받을 계획이었는데 D가 낑겨있어서 돈만 날리고 복학하고 계절학기 열심히 다녔어요. 원래 D- 받았던 과목을 계절 들어서 D0 맞은 경우도 있었죠;; 요즘은 모르겠지만 그 때만해도 제 주위에 학고 맞는 애들이 엄청 많았죠.
역시 옥토님은 대인배십니다. 권총 두자루는 옆에 차고 하나는 들고... 상상만해도 포스가...
D때문에 등록금 날려먹은게 저 혼자만은 아니군요^^; 특히 D- 재수강해서 D0받으신건 정말 귀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이 입학한 동기중에 A0를 재수강하는 형이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전학년 평점을 4.5를 만들기 위해서래나 뭐래나... 학교 역사상 최고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인데 잘 살고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오~ 이것은 어릴때 마음 설레며 기다리던 동물의 왕국
이 끝나고 나오던 타잔과 같은 드라마!
소설인줄 알았습니다.
재밌써요요요. ^^
동기들이 도와주려다 망친 경우죠ㅋㅋ
친했던 녀석들이 대학에 다 합격했으면 좀 적게 만나고 그대신 대학친구도 많이 사귀고 했을텐데... 오죽 심심했으면 물풍선을 던졌겠습니까ㅠㅠ 그래도 이 사건으로 유명해져서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죠^^ 대학에도 웃기는 녀석들이 많더군요.
술먹다 차끊겼을때 가는곳?
푸하하하하하하^^;
옥토님땜에 야한밤에 허벌나게 웃다감=3=33
선배들을 잘못 만나서요ㅠㅠ
배운거라곤 술 독하게 섞어마시는법, 노상에서 안춥게 자는법 밖에 없어요..
제 대학시절과 비슷하군요. ㅎㅎ 우리도 올F면 유급시키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았을걸...한 학기를 통째로 안나갔더니 올F 학고더군요 ㅋㅋ
저랑 비슷하군요. 저는 술마시고 시험보다가 토한적도 있습니다.
히야~ 시험보다가 토하셨으면 학교에서 유명해지셨겠는데요?ㅋㅋ 도아님의 술관련 에피소드는 언제나 강력합니다.
저는 똥누다가 토한적 있습니다. 같이 나왔어요;;
예. 저는 누군지 모르는데 그 사람은 저를 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복장부터 특이해서...
길가다 수근거리는 여학생들 보면 '쟤들도 봤구나' 이거였겠네요^^
okto님이 도아님에 관해 오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도아님은 시험보다가 토하는 것 이상의 내공을 가지신 분입니다. 추리닝에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니힐//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음... 대학 시스템이 저희랑 좀 다르네요~ 학고? 학사경고라...
무언가 조금씩은 다른듯~
학고가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후덜돌돌...
아마 명칭은 달라도 그런게 있었을겁니다. 학점 1.5(어떤 학교는 1.0) 이하면 학사경고...
아~! 그런거였군요.!
저희는 학년말 학점이 1.5 이하면 재시험을 봅니다.
그 시험에서 떨어지면 다른과나 다른학교를 가야합니다.
ㅡ_ㅡ;;;
오홋! 이런 가슴 시린 기억이~
잘 읽었습니다. ^^;;;
아직도 많이 시려요~